두서 없이 쓰는 글..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1년 전에 돌아가신 걸 난 지금에서야 알았다. 엄마도 몰랐는데 며칠 전 포털사이트에 친척 이름을 검색했더니 부고 기사를 보고 알게됐다고 한다. 할머니는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나? 생각해보니 항상 따뜻했다. 내 사촌들은 어렸을때부터 머리가 좋아 과학고, 서울대 등 좋은 학교를 가고 집도 잘 살았지만 나는 공부머리도 없고 문제 많은 아빠와 가정형편도 썩 좋지 못했다. 그래서 항상 친척모임에는 주눅이 들어 말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할머니는 그런 내가 아픈 손가락처럼 더 따뜻하게 대해줬다. 그래서 할머니집에 다른 사촌 없이 혼자 놀러가는 날이면 할머니랑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따뜻한 밥과 보살핌을 받았었다.
나의 할머니는 레슬링을 즐겨보셨고 흥이 많아 노래도 좋아하고 예쁜 옷, 예쁜 화장품으로 꾸미길 좋아하셨다. 할머니는 일찍 사별하고 자식들을 잘 키우셨는데, 내 친아빠만 문제였다. 아마 눈 감는 날까지도 친아빠 걱정만 하고 돌아가셨을거다. 내 생각도 하셨을까? 나는 가끔 할머니 생각을 했는데 보고 싶어도 보지도 못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 잘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친아빠가 원망스럽다.
할머니 보고 싶고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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